그리운 고모역
- 박숙이-
폐역된 고모역에 가 보았는가
그 역을 지키며 꽃 피우고 꽃 지는
진득한 역무원으로 일렁이는
한 그루 벚나무를 보았는가
다 떠나도 혼자 지키고 서서
새와 바람, 햇볕을 불러들이는
기적소릴 기다리고 있는 미련한 저 나무를 보았는가
여전히 폐선로는 희망으로 달려갈 기세이고
보따리 이고 진 어머님은
고모령 재를 허기지도록 넘어
한파의 저 추억 속으로
화통 같은 입김 뿜으며 달려 나오신다
잡지 못한 그 사랑은 언제쯤 몰래와 역을 서성일지,
그리움이여
어둠이 덮치면 저 폐역에 더 환한 불빛을 내걸어줄 테요